바람이 한 번 지나갈 때마다 꽃잎은 가지를 떠나 천천히 차창을 스치고 내가 가는 길 위에 내려앉았다

나는 그저 지나가는 중이었는데 봄은 가만히 따라와 창문 너머로 손을 내밀었다

말 한마디 건네지 않고 무엇 하나 묻지도 않고 환한 빛만 한 아름 안겨 주었다

그 길을 다 지나고도 벚꽃은 마음속에서 지지 않았다

혼자 가던 길이었지만 잠시 세상이 곁에 앉아 내 마음을 따뜻하게 해 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