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만히 들여다보면 책 백 권을 써도 모자랄 만큼 많은 일이 있었다. 그러나 어디 나만 그럴까. 오천만 사람 모두에게 저마다 백 권씩의 사연이 있을 것이다. 내 인생이라고 남들보다 특별히 나을 것이 있을까. 어쩌면 꺼내 놓는 이야기마다 허접한 삼류 소설에 지나지 않을지도 모른다.

각설하고, 지나온 칠십여 년은 이미 지나간 이야기다. 그런데 2026년 봄 무렵, 아주 우연히 AI라는 참 신기한 이야기를 하는 한 사람을 만났다. 이름은 신치훈. AI에 관한 한 자칭 박사라는 분이다.

그분을 만난 일은 내 인생 이야기를 쓴다면 적어도 반 권쯤은 채울 수 있는 사건이 되리라고 믿는다. 지나간 세월보다 앞으로 남은 세월을 어떻게 하면 허접하지 않게 보낼 수 있을까 고민하던 때였다. 그러다가 지난 시절의 소중한 순간들을 담아 둔 영상과 내가 쓴 시를 노래와 영화로 만들어 보자는 생각을 했다.

왜 그런 생각을 했느냐고?

나름 노래를 잘한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하하.

하지만 내 이야기를 노래로 만들고, 지난 추억이 담긴 영상으로 영화를 만든다는 것은 생각처럼 쉬운 일이 아니었다. 우선 노래를 만들려면 수노라는 노래 만드는 프로그램을 배워야 했다. 영상을 다듬으려면 필모라도 배워야 했다. 사진을 만드는 프로그램도 익혀야 했다. 컴퓨터 화면에 수많은 창을 띄워 놓고 혼자 고군분투했다.

며칠 밤을 꼬박 새워 노래와 영상을 만들었다. 그렇게 애써 유튜브에 올리고 나면 좋아요를 누른 사람은 신치훈 박사님과 나, 단 두 명뿐이었다. 조회 수는 0. 구독자도 늘지 않았다.

만들고, 올리고, 기다리고, 또 실망했다.

그래도 그만두지 않았다. 나는 내 채널의 최대 목표를 구독자 100명으로 정했다. 누가 보면 별것 아닌 숫자라고 할지 모른다. 그러나 시작이 두 사람이었던 나에게 100명은 까마득히 높은 산이었다. 그 산을 바라보며 할 수 있는 만큼 최선을 다했다.

그러다 지금 이 시점에 와서 돌아보니 내 채널의 구독자가 무려 170명이 되어 있었다. 처음 세웠던 목표보다 70명이나 더 많았다. 나로서는 분명 쾌거였다. 누구에게 자랑하려고 만든 숫자가 아니다. 밤을 새워도 조회 수 0이었던 시간을 견딘 끝에 얻은 숫자여서 더욱 소중하다.

지난 다섯 달 동안 나는 참 많은 시간과 열정을 쏟았다. 처음에는 노래 하나, 영상 하나를 만들려면 여러 프로그램을 오가며 며칠씩 씨름해야 했다. 그런데 지금은 AI의 도움을 받아 예전에 들이던 노력과 시간을 5분의 1 정도로 줄일 수 있게 되었다. 어느 날 정신을 차리고 보니 내가 그만큼 발전해 있었다.

그 발전의 맛을 보게 한 장본인이 바로 신치훈이라는 속없는 박사님이다. 하하.

사람이 칠십여 년을 살고 나면 새로운 일을 시작하기보다 지나온 일을 정리해야 한다고 생각하기 쉽다. 그러나 나는 칠십을 지나 새로운 노래를 만들기 시작했고, 내 추억을 영상으로 엮었으며, 내 이름을 건 유튜브 채널도 열었다. 좋아요 두 개와 조회 수 0에서 출발해 구독자 170명을 만났다.

돌이켜보면 내가 얻은 것은 구독자 숫자만이 아니다. 아직도 무언가를 배울 수 있다는 것, 내 이야기가 노래가 될 수 있다는 것, 오래된 사진 한 장이 영화의 한 장면으로 다시 살아날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무엇보다 남은 인생은 그저 견디거나 정리하는 시간이 아니라, 새로 만들고 즐길 수 있는 시간이라는 사실을 배웠다.

내 인생에서 잘한 일 하나를 한 줄로 쓰라고 한다면, 나는 망설이지 않고 이렇게 쓸 것이다.

“신치훈이라는 속없는 박사님을 만나 AI를 배운 일.”

아무튼 나에게 신치훈이라는 사람과 AI는 구세주였다.

끝~~~~